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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f ~환절기 조심하세요~ (feat. 희지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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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3. 11. 20.

 

희지타로(https://twitter.com/HEEJI_Tarot/status/1723633000444022961)의 ~환절기 조심하세요~ 타입 입니다.

 

박사는 어쩌다 아프게 되었나?
 ― 사실 이 경우, ‘박사가 어쩌다 아프게 되었나’를 묻는 게 그다지 의미가 없나봄. 일단 뽑아놓은 카드가 전반적으로 다 몸이 그렇게 튼튼하고 견고한 느낌이 아니기 때문에. 건강하지 못한 생활과 건강하지 못한 몸의 콜라보레이션으로 주기적으로 찾아오는 무언가가 아니었을까 싶네요. 그러니까 뭔가 독감이 돌았다! 아니면 뭐 요새 이게 유행병이라더라! 해서 걸리는 것이 아니라 그냥 누적치 쌓이면 으레 걸리게 되어있는 그런 거임. 면역력 떨어진 사람의 말로 이런 거라고 해야 하나. 그러니 ‘어쩌다’라고 묻는다면 아마 양심이 없어지는 게 아닐까 싶기도……. 정말 계기 같은 것도 없었고 어, 요새 몸이 좀 안 좋네. 하다가 훅 하고 몸살 들었을 거라고 합니다. 

박사는 리에게 간호를 해달라고 요청하는가? 
 ― 사실 이게, 간호라는 것도 곁에 자주 있고 그런 사람이어야 해달라고 할 수 있는 것이지……. 전의 타로에서도 그랬는데, 두 사람이 아주 막 편하고 안정적으로 자주 만날 수 있는 루틴을 구축할 수 있는 생활을 하는 게 아닌지라. 애초에 요청하는 선택지에 그가 들어가있지도 않았을 것이고, 오히려 아파서 못 보게 됐네! 하고 지레 마음 먹고 억울해했을 가능성이 더 높습니다. 낫기 전에 사전 보고이든, 아니면 낫고 나서 연락하는 사후 보고이든간에 숨길 생각은 없었대도 일단 간호해줘~ 하고서 연락하는 건 전혀 예정에 없었을 거라고 하네요. 

리가 박사의 간호를 하기로 결심한 이유는? 
 ― 애초에 이렇다 보니까, 리 선생님이 간호를 하려고 로도스에 온 게 아니었을 가능성이 높습니다. 근처에 들를 일이 있었거나 아니면 핑계로라도 대서 근처에 와볼 만한 일이 있었는데, 그 때 겸사겸사 잠깐 얼굴만 보고 가려고 했던 것 같네요. 박사가 만약에 너무 바쁘다면 잠깐 돕는 것 정도는 해줄 수 있다고도 생각하고 있었던 모양이고요. 전후 사정이 이렇다 보니까, 리 센세는 아무 생각도 없이 그저 오랜만에 얼굴 볼 생각에 조금은 들떠있었을 지도 모르겠다 싶네요. 그런데 마주하게 된 게 몸살 감기를 호되게 걸려서 골골거리는 박사였으니……. 

두 사람이 만났을 때 박사의 상태는? (병세가 어떤지, 문을 열어줄 만큼은 되는지 등) 
 ― 아마 이미 간호해줄 만한 사람이 전담으로 붙어 있었던 게 아닌가 싶네요. 누가 KTX 타면서 물구나무서기 하고 봐도 ‘저 사람은 환자다’ 싶은 상태로 누워있는 거 있잖아요? 머리에 물수건이나 얼음주머니 올려놓고, 식은땀을 흘리고 있고, 거기다가 평소랑은 다르게 낯빛이 새빨갛다든지 뭐 그런……. 아무튼 뭔가 탓하기에는 안쓰러운 구석이 있었을 거라고 합니다. 상황이 이렇다 보니, 주변에서 간호를 해주고 있는 사람도 잔소리를 하고 싶기는 한데 참고 있는 듯한 인물인 듯 보이네요. 내가 볼 때 이건 켈시일 가능성도 있지 않을까 하고. 

두 사람이 만났을 때 리의 상태는? (약을 사온다든지, 준비해온 것이 있다든지 등) 
 ― 당연히 아무것도 모르고서 방문한 것이니, 약을 사오거나 하는 대책이 있지는 않았을 거라고 합니다. 근데 로도스 내에서 있는 일이니 필요한 약은 안에서 충분히 조달할 수 있을 테고, 다른 물자들도 다 구비가 되어 있어서 그게 큰 문제가 되지는 않는대요. 다만 선생님 입장에서는 정말이지 걱정도 되고, 어이도 없고, 당황스럽기도 하고 그런 상황인 거죠. 찾아오면서 이런 저런 가능성에 대한 생각을 하기는 했을 거 아니에요? 만날 만큼 한가롭지 않은 상태거나, 아니면 잠깐 나가있을 수도 있거나, 그런 것까지는 생각을 했는데 아무래도 아파서 드러누워 있을 줄은 몰랐을 테니……. 그럼에도 아픈 걸 봐버렸으니까, 당연히 간호를 하기 위해 시간을 낸다고 해요. 주변에 해줄 사람이 있다는 건 알고 있지만 그걸 내어주고 아예 손을 놓고 있는 것도 마음이 불편하고, 어쨌거나 이렇게라도 같이 있어야 자기가 성이 풀리겠다고 생각하는 부분도 분명 있네요. 약간……. 삐졌달지 꽁하달지 이런 구석도 좀 있는…… 듯? (물론 절대로 이야기 안 하겠으나. 그와 동시에, 절대로 이야기하지 않기 때문에 박사 입장에서 ‘연락하려고 했는데 먼저 와버려서’ 같은 변명을 할 수 없게 되었을 것입니다.)

리의 간호 솜씨는 어떤지?  
 ― 그동안 주변인을 간호할 일이 아예 없지는 않았을 테니 솜씨는 좋았을 거라고 합니다. 그 좋은 솜씨에는 아플 때 어떻게 돌봐줘야 하는지, 뭐가 필요한지, 이런저런 기초적인 지식이나 경험이 갖춰져 있는 사람이라는 것도 한 몫 하는데요. 가장 중요한 건 리 선생님 본인이 눈치코치가 있는 섬세한 사람이라는 점입니다. 그저 성의만 다하는 게 아니라, 표정이나 낯빛 같은 걸 살펴서 미리 준비하고, 이것저것 배려를 해주는 걸 잘 하기 때문에. 그리고 그 섬세한 시선이라는 건 근본적으로 애정에서 기원하는 것이기 때문에, 역시 리 선생님이 평균 이하로 간호를 못하는 가능세계 같은 건 어디에도 존재하지 않는 것이 아닐까 싶은. 

박사는 리가 간호해주는 것에 대해 어떻게 생각하는지 
 ― 일단 뭔가 구체적인 생각을 하기에는 인간이 많이 아파서 정신이 없습니다. 온통 이건 예상 못했는데, 어떻게 해야 하지, 이런 생각을 머리가 가득 차있고 사실 이렇게까지 아픈 모습을 보여주고 싶지는 않다……. 라고 여기는 것 같아요. 근데 그렇다고 해서 리 선생님한테 ‘이런 모습을 보여주고 싶지는 않으니 돌아가세요’라고 말하기에는 단호함도 매정함도 갖춰져 있지 않고, 거기다가 막상 받아보니 다정하고 좋아서 밀어낼 힘도 더 나지 않을 것이기 때문에. 그냥 노곤노곤 녹아서 선생님의 케어에 몸을 맡기는 것밖에는 할 수 있는 게 없다고 합니다. 

리는 아픈 박사를 바라보며 어떤 생각을 하는지 
 ― 일단 연락을 못 받았다는 점에서 이미 리 선생님 입장에서는 나름대로의 서운함이 잔잔하게 깔려 있거든요? 물론 이런 저런 사정이 있었을 수도 있고, 그 뒤에 말하거나 혹은 말하지 않았을 수도 있고, 박사도 나름대로의 생각이 있을 수 있다는 걸 이해는 해요. 하기는 하지만……. 그거랑 기분은 정말 연관성이 없는 문제잖아요. 그리고 생각하게 되죠. 앞으로도 이런 일이 있을 수 있겠지. 내가 없는 동안 아프거나, 곤란해진 이 사람을 내가 눈치 채지 못하거나 뒤늦게 알아채게 될 수도 있겠지. 이런 마음 같은 게 생겨서 착잡합니다. 그래도 잔소리는 하지 못하고, 또 안 한대요. 왜냐면 그 모든 게 결국 자기 자신에게 화나는 것임을 어른 된 입장에서 잘 알고 있기 때문에. 음 좋구나. 

그 날, 두 사람이 겪는 반나절의 일상 
 ― 그렇게 종일 붙어 있으면서 간호를 하는데, 리 선생님은 피곤한 기색도 없이 성실하게 임해준다고 해요. 근데 약간 그런 거 있잖아요. 이 사람이 오히려 불만도 없고 자신에게 뭐라고 하지도 않으면 오히려 어? 하고 불안해지는 심리 같은 거. 그게 박사에게도 어렴풋이 있다고 하거든요? 근데 그걸 물어봐도 선생님이 대답을 당장 하지는 않는 것 같습니다. 성격이 나쁘달지, 당신도 조금쯤은. 하는 마음인 것인지는 모르겠으나, 박사가 혼자서 생각해볼 시간을 줄 수 있게 당장 이야기하지 않고 낫고 나서 이야기해주겠다고 말하며 그 날은 조용히 잦아들 가능성이 있다고 하네요. 아마 박사가 잠들 때까지 곁을 지키고 있는 것이 아닐까 싶습니다. 정작 자신은 사정 상 심란하게 돌아가야 하겠지만요.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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